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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만유인력의 법칙(Universal Law of Gravitation)

오다기리 박 2023. 8. 14. 21:25

만유는 어디에나 있다는 뜻이니까 보편적(universal)이라는 말과 통하기도 한다. 무엇이 어디에나 있고 무엇이 보편적이라는 걸까?

 

 

 

 

 

뉴턴 이전의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세계관에 따르면 완벽한 자연의 질서가 적용되는 천상의 세계와 불완전하고 지저분한 것들로 가득 찬 지상의 세계가 분리돼 있었다. 천상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완벽해서 천체도 둥글고 천체의 운동도 완벽한 원운동을 하며 질서 잡힌 운동을 영원히 계속한다. 반대로 지상의 물체들은 모든 것이 불완전하고 엉망이어서 운동이 계속 되려면 기동자가 끊임없이 작용을 해야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관에 처음으로 파열을 낸 사람은 갈릴레오였지만 그것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은 뉴턴이었다. 사과를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다가 땅에 떨어진다. 더 큰 속도로 던지면 사과는 더 멀리까지 날아서 떨어진다. 만약 사과를 충분히 세게 던질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사과는 영원히 지면에 떨어지지 않고 지구 주변을 돌게 될 것이라고 뉴턴은 추론했다. 그러니까, 지상세계의 사과가 갑자기 천상의 달이 되어버린 것이다. 뉴턴은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질량이 있는 물체는 그것이 천상계에 속하든 지상계에 속하든 모두가 보편적으로 서로 당기는 힘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편적(universal)이라는 말이 붙은 것이다. 이로써 아리스토텔레스가 나누었던 천상계와 지상계의 이분법은 무너지고두 세계는 하나의 과학이론으로 완전히 통합되었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두 물체 사이에는 각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인력이 작용한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r은 한 질량에서 다른 질량까지의 위치벡터이다. 마이나서 부호가 있으므로 이 힘은 서로 당기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r은 두 질량 사이의 거리이고 r̂은 r방향의 단위벡터이다. G = 6.67×10-11(Nm2/kg2)는 뉴턴상수라고 부르는 비례상수이다. 뉴턴상수값이 매우 작기 때문에 일상적인 물체들 사이에서는 중력이 극히 미미하다. 지구나 태양처럼 어마어마하게 큰 질량이 아니면 중력을 느끼기가 무척 어렵다. 

 

 

중력가속도

만유인력 법칙을 이용하면 지구 표면에서의 중력가속도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지상의 물체 m이 질량 M인 지구와 주고받는 중력은 크기만 생각했을 때 F = ma = (GmM)/r2 이다. 이 때 m이 지구표면에 매우 가까이 있다면 r의 값은 거의 지구 반지름 R과 같으므로, m이 받는 중력가속도는 a = (GM)/R2 이다. 이 식에 뉴턴상수 G와 지구질량 M = 6×1024kg, 지구 반지름 R = 6370km를 대입하면 a = 9.8(m/sec2)의 결과를 얻는다.

 

 

만유인력의 본질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제시했지만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못했다. 중력은 그냥 즉각적으로 작용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정작 뉴턴 자신도 중력의 원격작용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중력이 왜, 어떻게 작용하지는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였다. 그리고 물리학자들은 일반상대성이론이 중력을 기술하는 올바른 현대적인 이론이라고 확신한다.

 

 

중력의 퍼텐셜 에너지

퍼텐셜 에너지는 힘을 거슬러서 우리가 물리계에 해준 일이다. 계는 우리가 해준 일의 양만큼 에너지를 저장한다. 수학적으로는 벡터의 선적분에 해당한다. 퍼텐셜 에너지의 정의에 따라 중력의 퍼텐셜 에너지를 구해보면

가 된다. 여기서 r0은 퍼텐셜 에너지를 측정하는 기준점으로서 중력의 경우 보통 무한대(∞)로 놓는다. 따라서,

 

 

 

 

의 최종적인 결과를 얻는다. 퍼텐셜 에너지가 음수인 것은 그 기준을 무한대에 잡았기 때문이다. 중력은 당기는 힘이므로 물체에서 멀어질 수록 할 일이 많아진다(+). 그런데 기준점을 무한대에 놓고 mM에 가까이 옮기면 원래 힘이 그쪽 방향으로 당기고 있으므로 음으로 일을 해준 결과가 된다. 에너지의 절대적인 값이란 의미가 없고 상대적인 차이가 중요하다. 

 

 

탈출 속도

물체 m이 질량 M인 지구 주변의 중력 속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물체가 v의 속도를 가진다고 했을 때 m의 총에너지는 

 

 

 

 

이 된다. 물체 m의 에너지가 0보다 크거나 같은 값을 가지면 이 물체는 중력 퍼텐셜을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 E가 0이 되는 때는 (지표면 근처, 즉 r~R인 영역에서)

 

 

 

 

의 결과를 얻는다. 만약 질량 m인 물체가 v의 속도를 가지면 지구 중력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이 속도를 탈출속도라고 부르며 우변을 보면 질량 m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오직 지구의 물리적 성질(M, R)과 뉴턴상수(G)에 의해서만 결정됨을 알 수 있다. 실제 지구의 경우 위 식을 이용해서 계산하면 탈출속도는 약 11.2km/sec이다.

 

 

만약 질량이 아주 크고 반지름이 아주 작은 그런 천제가 있어서 찰출속도가 광속보다 더 커지면 어떻게 될까?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자연의 그 어떤 물체도 빛보다 빠를 수 없다. 만약 탈출속도가 광속보다 큰 천체가 존재한다면, 바로 블랙홀일 것이다. 물론 이런 추론은 굉장히 고전적인 추론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블랙홀을 기술하는 방법은 추후에 다루겠다.

 

 

탈출속도가 광속(c)인 경우 위 식을 다시 써보면

 

 

 

 

의 관계가 나온다. 이것은 블랙홀이 형성될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질량 M의 물체를 반지름 R 속에 쑤셔 넣으면 이 물체는 블랙홀이 된다. 이 반지름 R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혹은 블랙홀의 사건지평선의 반지름이라고도 한다. 블랙홀의 크기는 이 크기로 정한다. 만약 태양을 블랙홀로 만들려면 반지름을 3km로, 지구는 9mm로 압축하면 된다.

 

지구와 사과

지구와 사과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사과는 지구에 비해 매우 작으니까 그냥 편의상 점입자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사과에 미치는 지구의 중력은 지구를 구성하는 모든 질량 요소들이 각각 사과에 미치는 중력을 모두 다 더한 것이다. 만약 지구의 모든 질량이 지구의 질량중심에 집중된 점입자라고 가정하면 그때 지구와 사과 사이의 힘은 실제 지구와 사과 사이의 힘과 같을까? 예컨데 사과가 안드로메다정도 쯤 되는 거리에 있다고 한다면 그럴 수 있다. 그 거리에서 보면 지구는 점 하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종로에 있는 사과에 작용하는 지구의 중력 중에는 도쿄 근처의 지구 일부가 미치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베이징 근처의 지구 일부가 미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 힘들은 종로의 사과를 각자 다른 방향으로 잡아당기며 지구의 질량요소는 이밖에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 모든 요소를 다 더해야만 한다. 물론 이 계산은 적분으로 이루어진다. 지구가 완전한 구이고 밀도가 일정하다고 가정하면 대칭성 때문에 그 모든 요소가 다 더해져서 종로의 사과를 지구의 중심 방향으로 당길 것임은 직관적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뉴턴도 만유인력을 발표할 당시 이 문제 때문에 무척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후대의 수학자 가우스는 발산 정리(가우스 정리)로 이 문제를 매우 간단하게 해결했다. 

 

 

지구와 사과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은

 

 

 

 

이고 사과의 단위질량 m에 작용하는 힘 f는 다음과 같다. 

 

 

 

 

어떤 벡터장 f에 대한 발산 정리는 다음과 같다.

좌변은 부피적분이고 우변은 그 부피를 둘러싼 면적분이다. 부피공간을 지구질량 M을 둘러싼 반지름 r의 구면이라고 해보자. 이러한 구면을 가우스 면이라고 부른다. 우변 면적분을 먼저 생각해보면, 구면좌표계에서 면적요소는

 

 

 

 

으로 주어진다. 따라서 우변은 

결론적으로, 만유인력에 대한 가우스 법칙의 결과는 다음 식으로 구할 수 있다.

이것이 중력에 대한 가우스 법칙이다. 이 가우스 법칙을 출발점으로 시작하여 좌변에 발산정리를 적용하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복원할 수 있다. 이 때 질량 M이 구형대칭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구형대칭에 의한 중력은 항상 방사상으로 일정하게 뻗어나간다. 즉 질량 M이 지구처럼 구형으로 존재하든 중심의 한 점에 집중되든 위 식의 결과에는 변화가 없다. 단지 구형대칭으로 가우스면 안에만 존재하면 된다. 

 

 

가우스 법칙은 물리 전반에 두루 널리 쓰인다. 특히 전자기력도 그 모양이 중력과 비슷하므로 전자기에서도 가우스 법칙이 똑같이 강력하게 적용될 수 있다. 가우스 법칙의 강력한 힘을 체험하기 위해, 지구의 중심을 관통하는 터널을 뚫는다고 해보자. 이 뚫린 터널로 질량 m인 물체를 떨어뜨린다면 m은 어떤 운동을 할까?

 

 

 

 

질량 m이 지구 중심에서 r만큼 떨어진 곳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해보자. 이 때 반지름이 r인 가우스면을 잡고 이 면에 중력에 대한 가우스 법칙을 적용해보자. 여기서 r로 둘러싸인 부피 속의 질량은 ρ(4/3πr3)이다.

위 식은 스프링의 운동방정식 F=-kx와 수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가 xr로 차이가 있을 뿐, k=(4/3)πGρm이면 두 식은 완전히 똑같다. 따라서 터널로 떨어진 질량 m은 스프링과 마찬가지로 왕복진동운동을 한다. 스프링의 진동수는 ω=√k/m으로 주어진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m이 지구 끝과 끝을 왕복하는 진동수는 아래와 같이 된다.

 

 

 

가우스 법칙을 이용하면 이처럼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된다.

실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구 속으로 터널을 뚫어 기차를 운행하는 계획이 연구되기도 했다. 그 터널은 물론 지구 중심까지 내려가지는 않지만 중력의 효과를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지하를 가로지른다고 한다. 먼 미래에는 정말 중력을 이용한 지하열차가 대륙과 대양을 횡단할지도 모를 일이다. 

 

 

만유인력에 대한 가우스 법칙을 다른 식으로 표현해보자.

 

 

 

 

f에 대해 만약 ∇×f = 0인 경우에는, 즉 벡터장 f에 어떤 회전의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f가 어떤 스칼라 함수의 그래디언트로 표현될 수 있다. 즉 다음과 같다.

 

 

 

이렇게 정의하면 f는 항상 ∇×f = 0 이다. 왜냐하면 임의의 스칼라 함수 φ에 대해 ∇×∇φ = 0이기 때문이다.(그래디언트의 컬은 0) 좌변 ff = F/m로 정의된, 단위질량에 작용하는 힘이다. 즉, 말하자면 1kg의 물체에 질량 M인 지구가 작용하는 힘이다. 그런데 그 힘이 뭔가(φ)의 미분(∇)으로 주어져 있다. 따라서 우변의 φ는 단위 질량에 대한 힘을 주는 일종의 퍼텐셜에너지이다. 이 φ를 중력퍼텐셜이라고 한다. 원래 힘(F)과 퍼텐셜 에너지(U)와의 관계를 보면 fφ의 관계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따라서 스칼라 함수의 그래디언트로 표현된 f의 식을 만유인력에 대한 가우스 법칙에 대입하면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아주 간결하게 표현된다.

 

 

 

 

여기서 미분기호 ∇2은 라플라시안이다. 위 식에서 우변이 0인 경우를 특별히 라플라스 방정식이라고 부른다. 위 식은 만유인력에 대한 가우스 법칙과 완전히 동일하므로 이 식이 뉴턴의 만유인력을 표현한 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참고] 이종필.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동아시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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