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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와 경쟁하는 인간, 생존의 길

오다기리 박 2023. 3. 21. 22:11

 

 

 

시대가 바뀌고 있다. 어느 때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체감 중이다. 과학, IT 기술에 가속이 붙어서 하루 아침 자고 일어나면 주변의 환경이 달라지는 세상이다.

 

 

Chat GPT가 나온지 불과 몇개월만에 한번 더 업그레이드 됐다. Chat GPT의 파급력은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다. 예전처럼 단순한 말만 알아듣는 음성인식 기계와는 달리, 사람처럼 대화하고 애매모호한 말도 알아듣고 반응을 한다.

 

 

AI를 잘 활용해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게 하고, 도구로 활용해서 최대의 이점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AI의 결과물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AI 시대는 어차피 올 수 밖에 없었다.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Chat GPT를 비롯한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인간은 어떻게 생존할 것이며 우리 다음 세대들은 무엇을 배워야할까? 무엇보다 지식을 암기하고 이전 사례를 달달 외우는 교육은 가장 피해야 할 방법이다. 자동차와 빨리 달리기 시합을 하는 사람은 없듯, AI와 같은 분야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 될 것이다. 인간들의 경쟁력은 이 기계들을 운전하는 힘에서 나온다. 빨리 달리는 사람보다는 자동차를 잘 운전하는 사람이 필요한 때이다.

 

 

 

1. 기획력

 

GPT를 활용해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한다면 일단 기획이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그냥 잡담으로 흘러버리고 만다. 쉽게 말해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세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철저하게 지키는 능력은 있는데, 큰 그림을 볼 줄 모르고 자꾸 지엽적인 문제에 천작하는 사람과 큰 그림을 잘 그리고 방향은 잘 설정하는 편인데, 막상 현실화할 때는 덤벙대는 사람이 있다. 둘 중에 어떤 사람이 GPT 시대에 더 나은 사람일까? 후자가 더 적합하다. 바로 이 부족한 실행력과 꼼꼼함을 GPT에게 맡기면 된다. 반면 GPT가 해도 될 세부적이고 꼼꼼히 점검해야 할 일을 자신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같은 업무를 놓고 GPT와 경쟁을 하는 셈이다.

 

 

주식 동향을 주제로 신문에 기사를 써야 한다면, 꼼꼼하게 주식의 동향을 전하는 기자의 기사가 연결된 AI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기사를 써서 송출하는 Chat GPT에 경쟁이 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 인간의 경쟁력은 '이런 기사를 왜 만들어야 하나? 만들었다면 기사를 지금 낼 것인가, 안 낼 것인가? 지금이 아니라면 어느 시점이 적절한가?' 와 같은 보다 본질적인 부분의 기획력이다.

 

 

 

 

2. 구성력

 

만약 Chat GPT를 작가로 활용한다면 글쓰기와 구성 중에 글쓰기를 맡길 확률이 높다. 어떤 주제로 소설을 써달라고 하면 지금도 바로바로 써주니깐 말이다. GPT가 구성을 할 수도 있지만 평균적이고 예상 가능한 구성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구성을 하고 글을 GPT에게 맡기는게 조금 더 효율적이다.

 

 

앞으로 Chat GPT가 많은 양의 글을 양산해 낸다면 그저그런 품질의 글은 차고 넘칠 것이다. 그 중에서 가치있는 글은 인간이 재구성하는 힘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글을 재구성해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GPT시대에 필요한 사람의 능력이다. 이 경우에도 GPT와 달리기 경쟁을 하지 말고 운전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3. 연결력

 

창발성이라는 말이 있다. 창의성은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거라면, 창발성은 있는 것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새로운 어떤 것들을 말한다. '전체는 부분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그 이상이 된다'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애플은 이 창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여서 애플 본사는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우연히 만날 수 있도록 도넛 모양으로 설계되었다. 휴대폰과 PDA, 터치스크린을 합치니 '스마트폰'이라는 기존에 없던 것이 등장했다.

 

 

무언가를 이리저리 다양하게 조합하다가 새롭게 다다르는 지점에서 창발성이 발현된다. 하지만 GPT가 창발성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같은 사실이여도 여러 사람이 각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 이런한 점이 GPT에 비해 인간이 가지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거슬을 연결해서 기존에 나오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 내는 힘은 아직 Chat GPT가 가지지 못한 능력이다. 팩트들을 순식간에 AI가 찾아주면, 이제 인간들은 그것들을 연결시켜 의미 있고 가치있는 모양을 만들어내면 된다.

 

 

 

 

4. 질문력

 

좋은 질문이 좋은 답변을 끌어낸다. 좋은 질문은 우리가 궁금한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파악하는 데에서부터 나온다. '내가 알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하자. 추상적 질문에는 추상적 답변이, 구체적 질문에는 구체적 답변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5. 설득력

 

AI에게 허락되지 않은 능력이 하나 더 있다. GPT가 쏟아내는 텍스트에는 인간의 관점과 주장, 판단 즉 설득력이 없다. "삼성과 LG 중에 어디가 더 좋은 기업이야?" 라고 물으면 원론적인 대답만 할뿐 "이런저런 면에서 이 기업이 더 유망하다"와 같은 확신과 설득을 얻지는 못한다.

 

 

GP를 통해서 여러 팩트를 빠르게 산출하고 그 정보들에 인간의 관점과 주장을 섞어 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인간이 Chat GPT와 같이 작업을 할 때 결과물을 생동감 있게 하기 위해서 불어넣는 숨결의 정체는 주장, 관점, 가치 같은 요소들이다. 결국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렇기에 인간이 갖춰야 할 능력이 바로 설득력인 것이다. 주장과 근거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은 AI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능력이다. 그러니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란, AI 시대에 굉장히 매력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6. 공감력

 

사실 설득에서 더 중요한 요소는 '감성'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설득의 3요소는 논리, 감정, 명성이다. 이 중 가장 효율적인 것은 명성, 가장 영향력이 적은 것은 논리이다. 이렇게만 봐도 Chat GPT가 발화하는 것과 인간의 발화는 설득력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Chat GPT가 쓴 글은 신기하긴 하지만 감동적이거나 하지는 않다. 이제는 사람이 썼다는 것만으로도 더 신뢰감을 획득하는 시대가 된다. 마치 쿠키에 '핸드메이드'라는 스티커가 붙으면 더 신뢰감 있고 비싸도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 것과 같다.

 

 

3요소 중 두번째로 영향력 있는 건 감정이다. 논리는 가장 영향력이 적다. 글에 감정이나 공감, 윤리적 판단이 묻어있다면 Chat GPT가 텍스트를 양산해내는 시대에 큰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말 그대로 핸드메이드이다. 어떤 글이든 간에 사람들과 대면하는 글에는 분명한 교감의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이때 가장 처음에 필요한 것이 인문학, 즉 사람에 대한 이해다. AI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해줄 수록 인문학은 더더욱 관심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핸드메이드로 하라는 건 아니다.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Chat GPT의 결과물을 가공해서 사람의 흔적을 덧입히면 된다. 이것이 없다면 AI로 양산되는 결과물들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이런 프로세스를 자연스럽게 익힌다면 GPT는 우리의 충실한 동료가 될 수 있다. 자신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극대화해서 효율적으로 적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때이다.

 

 

 

 

 

[참고] GPT 제너레이션 - 이시한